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이 중국에서 불법유통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한한령(한류 제한령) 이후 한국 영화나 드라마 등 K-콘텐츠 시청이 사실상 금지된 상태다.
그러나 최근 우리 문화 콘텐츠가 중국어 자막을 달고 불법으로 유통돼 문제가 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높아지고 있다.
25일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지옥’은 전날(24일) 781점을 얻어 세계 넷플릭스 TV쇼 부문 1위를 유지했다. 지난 19일 개봉한 지옥은 하루 만인 20일 1위에 올랐으나 21일 미국 애니메이션 ‘아케인’에 자리를 잠시 내줬다. 그러나 22일 1위를 재탈환해 사흘째 정상을 지키고 있다.
외신은 ‘지옥’에 대해 연일 호평하고 있다. 미국 CNN은 지난 23일(현지시간)에 “올해 한국 드라마들이 끝내준다”면서 '지옥'은 새로운 ‘오징어 게임’이라고 보도했다. 영화 전문 매체 인디와이어는 “지옥은 여러분의 영혼을 겨냥하는 최신 한국 블록 버스터 시리즈”라며 “이 작품의 가장 주목할 만한 업적은 집단적인 무력감에 대한 매우 구체적인 대중의 감정을 포착해낸 것”이라고 평했다.
넷플릭스가 정식 서비스되지 않는 중국에서도 ‘지옥’은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중국인들의 ‘지옥’ 시청은 불법일 가능성이 크다는 데 있다. 넷플릭스가 합법적으로 지원되지 않는 데다가 현재 한한령 때문에 중국 내 한국 영화와 드라마 신작 유통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한령이란?
2016년 한국 내 기지에 미군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THAAD)를 배치하며 한국 연예인들의 중국 내 활동을 제한한 조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누리꾼들은 중국의 불법 다운로드 형태를 비판하고 나섰다. 한 누리꾼은 “중국인들은 몰래 우리 드라마를 보는 행위 자체가 불법인지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저작권 관련 교육이 필요한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 역시 “인기 있는 콘텐츠라 보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불법적으로 보는 행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며 “우리 콘텐츠 불법 유통을 막을 수 있는 대안이 마련돼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중국인들이 K-콘텐츠 불법 유통 문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오징어 게임’이 흥행했을 때도 중국 누리꾼들의 불법 다운로드 문제가 불거졌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중국인들은 ‘오징어 게임’에 등장하는 초록색 체육복의 원조가 자신들이라고 주장했을 뿐만 아니라 체육복의 디자인을 불법 도용해 제작, 판매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우리 정부도 중국 당국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7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외교부는 앞으로도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부처 등과 긴밀한 협업을 통해 우리 문화 콘텐츠에 대한 저작권 침해를 최대한 예방하고 발생된 침해에 대해서는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활동을 강화해 나갈 계힉”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다른 나라 문화를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 드라마 ‘지옥’이 ‘오징어 게임’처럼 중국에서 불법 콘텐츠가 또다시 판을 치고 있다”며 “중국은 넷플릭스가 정식 서비스되지 않은 국가다. 그러나 불법 다운로드 및 우회 접속 등의 방법으로 한국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훔쳐보고 있어 큰 문제가 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은 다른 나라 문화를 먼저 존중할 줄 아는 법을 배우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다른 나라 문화를 좋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문화를 자신들의 문화라고 하는 행위 자체가 더 문제인 것 같다. 아닌걸 뻔히 알면서 자신들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어린애 같은 모습은 지양하고, 앞으로 중국인들은 좀 더 성숙한 문화인의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출처: 아시아경제